에일리언: 로물루스(Alien: Romulus)를 보기 전, 저는기대와 걱정을 품었습니다. 에일리언 시리즈는 1979년 첫 작품 이후 과학기술과 공포, 인간의 생존 본능을 교차시키며 SF 호러 장르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속편들은 원작의 긴장감을 잃고 과도한 액션 또는 복잡한 서사에 치우친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신선한 배경(로물루스 기지)과 새로운 감독의 시각을 내세웠기에, 원작의 긴장감을 재현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지 궁금했습니다. 트레일러에서 보인 어두운 우주 정거장, 변종 제노모프의 디자인, 그리고 실험적 생체공학 테마가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반면, “과연 새로운 스토리가 프랜차이즈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줄거리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22세기 초, 화성 궤도에 위치한 로물루스 우주 기지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 일레인(신인 배우)은 기지의 엔지니어 겸 연구원으로, 외계 생명체와의 첫 접촉 임무에 참여합니다. 팀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기지에서 ‘제노모프-알파’라는 변종 생명체의 표본을 확보하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격리 시스템이 붕괴됩니다. 점차 기지 전체가 변종 제노모프의 숙주로 변해가고, 생존자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탈출을 시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지 내부에 숨겨진 비밀 실험과 기업의 음모가 드러나며, 일레인은 동료를 구하고 진실을 폭로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영화는 인간의 탐욕, 생체공학의 위험성, 그리고 첨단 기술 사회 속에서의 생존 본능을 교차시키며 극한의 긴장감을 이어갑니다.
전작과의 비교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1979)과 제임스 카메론의 ‘에일리언 2’(1986)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디지털 시대의 SF 호러로 재탄생했습니다. 첫째, 공간 설계와 분위기 측면에서 원작의 클로스터포비아를 재현합니다. 로물루스 기지의 좁은 복도, 환기구, 실험실은 ‘노스트로모호’의 밀폐감을 오마주하며, 어두운 조명과 기계음이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반면, 제노모프-알파는 기존 시리즈와 달리 생체기계적 특징(메탈릭 스파이크, 전자기파 방출 등)을 지닌 변종으로, 현대적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둘째, 서사의 속도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원작이 서서히 공포를 빌드업했다면, 로물루스는 초반부터 액션과 공포를 교차시키며 템포를 빠르게 유지합니다. 일부 팬은 이를 “과도한 할리우드식 연출”이라 비판했지만, 신세대 관객에게는 접근성을 높인 선택으로 읽힙니다. 셋째, 테마의 확장입니다. 원작이 ‘기업의 탐욕’과 ‘인간 vs 외계 생명체’에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인공지능의 통제’, ‘생체융합 기술의 위험성’ 등 현대적 이슈를 가미했습니다. 특히 주인공 일레인이 신체개조를 통한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은 윤리적 질문을 던집니다.
감상평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잘 잡은 작품입니다. 원작 팬이라면 익숙한 요소(격리 복장, 펄스 라이플, 체스트 버스터)를 발견하는 재미와 함께, 변종 제노모프와 첨단 기지의 디테일에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각적 연출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로물루스 기지의 메탈릭한 구조, 변종의 역동적인 움직임, 그리고 폭발적인 액션 신의 CG는 현대 기술의 진화를 확인시켰습니다. 주인공 일레인의 연기도 긴박감을 살리며, 관객의 감정 이입을 유도했습니다. 단점이라면 서사적 깊이의 부족입니다. 복잡한 기업 음모와 생체공학 테마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 후반부 전개가 다소 혼란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원작의 상징성이었던 ‘모성’ 테마가 약화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에일리언: 로물루스는 SF 호러 장르의 본질을 충실히 재현하며,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갑니다. “인간이 만든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파괴한다”는 원작의 메시지를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한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팬뿐 아니라, 강렬한 시각 효과와 액션을 원하는 관객 모두에게 추천할 만합니다.